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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들은 지금 무슨 책을 읽는가] -권명옥 국군간호사관학교장-
2018.05.14
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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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양경찰교육원에서 여성 중견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특강 요청이 있었어요. 원래 남 앞에 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군과 경찰처럼 여성인력이 소수인 조직에 근무하는 차세대 여성 리더들에게, 어쩌면 같은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평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 요청을 수락했죠. 그 자리에서 제가 강조한 핵심 단어가 바로 린 인이에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라!’. ”미래 여성 리더들에게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책을 통해 누군가는 힐링하고, 누군가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지식을 탐구한다. 또 누군가의 경험치를 공유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지난 5일 봄꽃 가득 핀 교정에서 만난 권명옥(국간사 27·육군준장)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은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가 쓴 린 인(LEAN IN)(2013)을 추천했다. “요즘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는데,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거나 꿈과 삶 모두 성공하기를 바라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는 것이 권 학교장의 추천사다. 앞서 나열한 몇 가지 이유 가운데 굳이 꼽자면 마지막에 해당한다. 린 인은 번역서지만, 권 학교장이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 여성 군인으로 살면서 수없이 되뇌었던 다짐과 열정, 경험, 철학이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많은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이들 앞에 놓인 끊임없는 도전이 공통분모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 책의 저자 셰릴 샌드버그는 2012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 여성들이 롤 모델로 삼는 여성 리더 중 한 명이다. 2010왜 여성리더가 이렇게 적은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를 주제로 한 TED 강연을 계기로 명성을 얻은 그녀는 저서에서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을 것, 자신감을 가질 것, 그리고 자신감이 없더라도 있는 척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마치 몸을 사선으로 기울인 채 마지막 도착지점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마라토너처럼 말이다. 권 학교장은 한마디로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라며 성별을 뛰어넘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린 백(Lean Back) 하지 말고, 린 인(Lean In) 하라는 문구를 가장 인상 깊은 문구로 꼽았다. “제가 임관한 80년대만 해도 현실적으로 큰 꿈을 그릴 만한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군 내 여성 인력 1만 명 시대를 맞아 제가 여생도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열정입니다. 주변환경에 따라, 생각의 크기에 따라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코이의 법칙처럼, 자신의 무대를 좁은 어항이라 생각하지 않고 큰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이라 생각하면서 꿈을 키우고 가꾼다면 우리의 군 생활뿐만 아니라 인생도 달라질 테니까요.”


자격증을 16개나 취득한 까닭은

권 학교장은 살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내보이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죠. 또 자신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기회를 노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자기에게 맞추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정책이 변하고 제도와 환경이 마련돼 있으며 기회가 열려 있는데도 달려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군 병원의 최전방이라 불리는 이동외과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소령 계급장 달고 강원도 원통에 있는 한 이동외과병원의 간호주임장교로 보직을 받았어요. 제 주특기인 정신간호’-간호장교는 관심 분야에 따라 추가교육을 통해 6가지 주특기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다-를 살려서, 주어진 임무 외에 최전방 장병들의 건강한 군 생활을 위해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고민했죠. 먼저 병원으로 가기 전 금연지도사자격증을 땄어요. 그리고 정신과 진단 도구를 챙겨 적응이 어려운 장병을 대상으로 틈틈이 면담도 해줬어요.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임무 수행이 어려운 인원을 식별해 해당 부대에 관련 내용을 인계해 준 적이 있습니다. 선임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병영 내 문제의 요인이 될 수 있잖아요. 그걸 사전에 방지한 셈이죠. 이후로도 임무 수행에 도움이 되겠다 싶은 자격증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도전하다 보니 어느덧 자격증이 16개나 됐네요.” 배움을 향한 권 학교장의 열정은 자격증뿐만이 아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경야독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고려대학교에서 보건정책 및 병원관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가족의 배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한 권 학교장은 책 읽기 좋아하는 대학생 딸과 요즘도 자주 서점 나들이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면서 책 고르는 3가지 기준을 공개했다. “첫 번째는 자녀에게 추천할 수 있을 만큼 유익한가, 두 번째는 내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가, 마지막 세 번째는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가예요. 책은 삶의 균형을 맞춰주는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가장 감명 깊었던 책으로는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2001, 알프레드 랜싱)를 꼽았다. 영하 55도인 남극의 혹한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뜨거운 리더십을 발휘해 634일 만에 대원 28명 전원을 무사히 귀환시킨 어니스트 섀클턴을 통해 전장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신뢰리더십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국간사에 독깨비가 산다?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권 학교장이 세운 지휘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전문성과 헌신의 자세를 견지한 정예 간호장교 양성’, 그리고 국가와 군 발전에 기여하는 국방정책 연구·발전이다. 그 바탕에 학교 차원에서 생도들의 군간호 즉응력과 실천적 리더십 강화를 위해 개발한 용기, 명예, 솔선, 헌신, 창의 등 14가지 핵심 덕목이 깔려 있다. 권 학교장은 지휘목표 달성과 핵심 덕목 배양을 위한 지휘 도구로 독서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독서 마음 다지기, 꿈 헤는 밤, 사랑의 책갈피, 역사 백일장, 책과 떠나는 여행, 행복 보물찾기로 이어지는 연간 독서테마가 대표적. 여기에 독깨비(독서 하루 한 시간, 깨달음의 비결)’ 캠페인과 책 읽는 라디오’,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추천도서 북 트럭등도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생도들이 책을 통해 융합적 사고를 지닌 정예 간호장교, 나아가 국가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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