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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키운다, 백년대계 "육사의 꿈"
2018.05.14
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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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대장 생도님, 요즘 무슨 책 읽으십니까?”

,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너는 무슨 책 읽어?”

저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고 있습니다.”

3일 오후 육군사관학교 도서관에서 한 4학년 생도와 한 1학년 생도가 나눈 대화다.

옆에 있던 육사 관계자는 최근 생도들을 위한 독서프로그램을 개선하면서 입학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1학년 생도와 4학년 생도가 자연스럽게 서로 무슨 책을 읽는지 얘기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육사의 독서프로그램은 생도들이 자발적으로 4년 동안 지정된 권장도서 가운데 64권을 선택해 읽는 프로그램이다. 문학·역사·철학·사회·문화·과학기술·군사 분야 등을 망라해 1년에 16권 이상씩 읽어야 하는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육사는 생도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창의성과 논리성,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특히 육사는 올해 들어 생도문화 혁신의 하나로 생도들의 올바른 인성과 가치관을 함양하고 시대적·국민적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 프로그램을 대폭 개선했다.


인간다운 정예장교 양성 위한 시대적 과제

김완태(중장) 육사교장은 취임 이래 줄곧 육사의 문화가 바뀌어야 육군의 문화가 바뀐다며 생도문화의 과감한 혁신을 강조해 왔다. 생도문화의 혁신은 인간다운 정예장교 양성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게 김 육사교장의 지론이다. 이를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육사는 수십 회의 치열한 난상토론을 거쳐 학년별 훈육목표와 생활중점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등 바람직한 생도문화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도문화 혁신을 통해 1~2학년 때는 인간적 가치와 문화를 우선 습득하고, 3~4학년 때는 군인적 가치와 문화를 내면화함으로써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 충성하는 올바른 인성 및 가치관을 지닌 정예장교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독서프로그램도 창의적 사고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정예장교를 양성한다는 육사의 특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운영방식을 보완했다. 우선 권장도서 목록을 101권에서 200권으로 확대했다. 고전 명저 및 일반교양 도서로는 주요 대학 권장도서 중 많이 언급되는 책을 추가했고, 군사 분야 도서는 해당 전공교수와 간부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이로써 생도들은 좀 더 다양한 책을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와 함께 올바른 역사의식과 군사적 전문성을 갖춘 정예장교를 길러내야 한다는 육사의 임무를 고려해 독립전쟁 및 군사 분야 도서를 2배 이상 확대했다. 일제와 싸워 이긴 항일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계승하려면 먼저 독립군·광복군의 피어린 삶을 알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점에서 독립전쟁과 관련된 도서를 대폭 늘린 것은 육군과 육사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조치다. 아울러 군사 분야 도서들은 미래의 전쟁 양상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군사적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육사의 기대다. 더불어 개선된 학년별 생활중점을 고려해 책 읽는 순서를 재구성했다. 예전에는 학년별 권장도서를 구분하지 않아서 독서의 효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생활중점과 연계해 학년별로 읽을 책을 재분류해 생도들에게 제공했다. 1~2학년 때는 인간적 가치·덕목 함양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많이 읽게 하고, 3~4학년이 되면 군인적 가치·덕목을 기르는 데 필요한 책을 주로 읽도록 권장했다.


분대 독서 릴레이·별빛과 함께하는 책읽기 등 다양한 독서문화행사 마련

육사는 생도들의 자발적인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분대 독서 릴레이 별빛과 함께하는 책읽기 독후감 공모전 북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분대 독서 릴레이는 분대원 전원이 한 권의 책을 돌려가며 읽고 인증받는 행사다. 물론 책은 분대원들이 합의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핵심은 분대원들이 함께 읽는다는 점이다. 육사는 이를 통해 분대원 사이에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고 남다른 친밀감과 유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총 26개 분대 185명의 생도가 독서 릴레이에 참가하고 있다. 별빛과 함께하는 책읽기는 주말을 이용해 독서·특강·영화감상·독서토론 등을 포함한 12일형 특별 이벤트다. 정해진 책을 새벽까지 함께 읽고 토론하는 색다른 몰입형 독서체험이다. 첫 행사는 이달 말 시로 쓴 광복의 꿈이라는 주제로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집을 가지고 진행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육사는 북 콘서트와 독후감 공모전도 기획했다. 3일 오전에는 세계적인 사회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가 나서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당시 협상을 벌였던 신헌 장군을 소재로 한 자신의 소설 강화도와 관련된 북 콘서트가 열렸다. 또 육사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협찬을 받아 백범일지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육사는 생도들의 독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권장도서별로 관련 전공 교수들을 독서 멘토로 지정해 독서상담 및 지도를 하는 한편 다매체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전자책(e-book), 동영상 자료, 영화 등도 계속 수집해 제공하고 도서관 개방시간도 오후 11시까지로 연장했다. 정재민(대령) 육사 도서관장은 "독서는 장병들의 지성과 인성을 함양하고 정서를 안정시켜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사고예방 및 병영문화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이런 맥락에서 생도들을 위한 독서프로그램은 매우 의미심장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생도들의 4년간 독서습관과 독서경험은 병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독서코칭과 독서토론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정 도서관장의 설명이다. 정 도서관장은 "독서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창구이자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통로이자 육체의 근력 못지않게 중요한 정신의 근력을 키우는 일"이라며 "개선된 독서프로그램으로 상·하급 생도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소리로 화랑대가 불야성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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